파리의 장소
파리의 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파리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 문화, 사회, 미술, 음악, 건축 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있고 그런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공간에 기억이 쌓이면 세월이 흐른 후 그 기억과 연관된 바로 그 장소가 생각나듯, 도시는, 파리는, 장소에 따라 산책하는 사람의 기억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단 몇 걸음만으로도 공원과 작은 광장, 노천카페와 야외벤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어보고 음미할 때 도시의 풍경이,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이, 그림처럼 또는 사진처럼 우리 눈에 들어옵니다. 빼꼼히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이는 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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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ometer City, Wien
200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의 도심 외곽에 있는 커다란 가스저장고 4개가 공동주택으로 변신했습니다. 단순히 공동주택이 아닌, 주거가 중심이 된 문화, 상업, 편의시설 등을 모두 갖춘, 약 700여세대 2000여명이 거주하는, 미니시티로 재탄생되었습니다. 1892년, 빈 시는 도시전역에 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도시외곽 짐머링(simmering)지역에 대규모 가스 저장고의 건립계획을 발표합니다. 산업용건물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빈 시는 현상설계를 실시, 단순하고 기능에만 충실한 가스저장고가 아닌, 유서 깊은 도시 빈의 도시미관을 해치진 않는 재료의 선택으로 고전적인 외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결과, 4동의 가스저장고는 도시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되며 당시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열광적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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