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

파리의 장소 파리의 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파리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 문화, 사회, 미술, 음악, 건축 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있고 그런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공간에 기억이 쌓이면 세월이 흐른 후 그 기억과 연관된 바로 그 장소가 생각나듯, 도시는, 파리는, 장소에 따라 산책하는 사람의 기억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단 몇 걸음만으로도 공원과 작은 광장, 노천카페와 야외벤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어보고 음미할 때 도시의 풍경이,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이, 그림처럼 또는 사진처럼 우리 눈에 들어옵니다. 빼꼼히 열린 대문 사이로 보이는 조그.. 더보기
Bercy Village, Paris 올망졸망 박공지붕이 모여 있고 더 이상 쓰임이 없는 철길의 흔적, 옛 포도주 저장고와 레스토랑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 같은, 파리 동쪽 12구의 Bercy Village입니다. 예전의 Bercy 지역은 센강을 통해 프랑스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포도주가 모이는 “파리의 와인창고”라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와인을 중심으로 커다란 상권이 존재하고 다양한 레스토랑과 술집이 넘쳐났던 장소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배를 이용한 화물수송보다는 육로, 도로를 이용한 운송의 편의성과 경제적 측면에서 얻어지는 장점으로 인해 Bercy 지역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마침내 대부분의 와인창고가 문을 닫게 됩니다. 그렇게 잊혀졌던 Bercy 지역은 20세기에 들어와 도시재생사업으로 주거단지와 공원이 조성되면서 파리시.. 더보기
도심 속 오솔길, 파리 15년 프랑스 유학중에 10여년을 파리에서 보내면서 자주 들렀던 장소가 프롬나드 플랑떼(Promenade Plantée) 라는 이름의 산책로입니다. 그 당시 학생이었던 아내가 바스티유광장 근처에 살고 있어서 자주 만나 데이트를 즐겼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바스티유오페라가 있는 대로변을 따라 걷다보면 계단을 통해 산책로가 시작되는 지점이 나옵니다. 옛 철도노선이 있었던 길이 1.4km의 기찻길을 나무와 꽃으로 녹지를 조성한 “공중산책로” 입니다. 참 재미있는 공간인 것이, 약 10m 높이로 공중에 떠 있는 산책길을 걷고 있으면, 이곳이 교통량이 꽤나 많은 도심 한가운데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조그만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오롯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덤으로 파리의 시가지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도.. 더보기
Gasometer City, Wien 200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의 도심 외곽에 있는 커다란 가스저장고 4개가 공동주택으로 변신했습니다. 단순히 공동주택이 아닌, 주거가 중심이 된 문화, 상업, 편의시설 등을 모두 갖춘, 약 700여세대 2000여명이 거주하는, 미니시티로 재탄생되었습니다. 1892년, 빈 시는 도시전역에 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도시외곽 짐머링(simmering)지역에 대규모 가스 저장고의 건립계획을 발표합니다. 산업용건물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빈 시는 현상설계를 실시, 단순하고 기능에만 충실한 가스저장고가 아닌, 유서 깊은 도시 빈의 도시미관을 해치진 않는 재료의 선택으로 고전적인 외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결과, 4동의 가스저장고는 도시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되며 당시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열광적이었다고.. 더보기
도시광장(Mass vs Void) Mass vs Void 유럽도시의 소규모 광장들은 동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공간이 아닌 “장소”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들 소규모 광장들의 가장 큰 특징인 보행자를 위한 공간은, 사람이 오고가는 것만으로도 생활환경이나 치안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광장이 조성되어 사람이 모이며 광장주변 1층에는 카페나 가게 등 소비활동이 이루어지고 위층은 주로 거주기능을 취함으로써 왕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상의 “쉼” 공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도시가 처음부터 소규모광장이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낙후되고 비위생적인 밀집시가지에서 회복불능이라 판단되는 건축물들을 선택적으로 철거하고 그곳에 "틈새공간" 을 조성함으로써 공공공간을 새롭게 창출하는, 많은 시행착오.. 더보기
여행을 떠나요^^ 더보기